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「친애하는 형님께서는 그녀를 연모하십니까?」
갑자기 그런 속삭임이 들려와 나는 마시던 술을 하마터면 뿜어버릴 뻔했다。
「……그럴 리 없잖아」
「내 눈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아?」
눈앞에서 요스가(縁)가 웃고 있었다.
형님,이라고 부르긴 했지만 우리들 사이에 혈연은 없다. 그저 이 황천에서 부모가 없는 아이는 많고, 어른들은 못 미덥다. 그래서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형제, 자매를 맺고 서로 돕는다.
요스가는 정확히 말하자면 황천 출신이 아니라 『어떠한 사정』으로 인해 위에서 내려온 【보라(紫)】였고, 그럼에도 묘하게 죽이 잘 맞아서 자주 뭉치고 있다.
「올랭피아의 부군은 아카자(朱砂)겠지. 그 녀석 말고 또 누가 있는데?」
「하지만 그녀가 마음에 들었잖아?」
「……그렇게 따지자면 너도 마찬가지잖아. 꽃점을 봐주거나 목욕 시중을 든다거나, 신기한 과자를 준다거나. 그녀와 함께 있을 때 꽤 즐거워 보이고. 지옥님께서는 어떤 여자의 유혹이라도 차가운 미소로 거절한다며?」
「그녀는 츠쿠요미(月黄泉)가 아끼는 아이잖아. 정중히 대접해야지」
그렇게 말하며 요스가는 호화로운 카펫을 바라보았다. 아니───정확히는 사근성의 지하를。
이 사근성의 지하에는 나락이라고 불리는 장소가 있고, 그곳에 츠쿠요미라고 불리는 남자가 살고 있다고 한다. 타인의 험담을 하고 싶진 않지만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자라 솔직히 그 남자가 불편했다.
「뭐,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카자한테 걸더라」
「너는 또 그런 소릴」
「그냥 놀이야. 단 1명밖에 남지 않은【하양(白)】이 남편을 찾기 시작했으니 그게 대체 누가 될지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해」
「내기 성립이 안되잖아. 아카자를 상대할 남자가 어디 있겠어?」
「얼굴 좋고, 키 크고, 혈통 좋고, 심지어 코토와리의 소장. 아카자는 전혀 흠잡을 곳이 없는 남편 후보감이지」
「그래그래. 어서 빨리 교배해서 건강한 아이를 낳았으면 해. 그러면 나도 이 섬의 의사로서 안심되니까」
「형, 나를 속이는 건 불가능하다니까?」
옛날에는 귀여웠는데.
작게 한숨을 흘리고는 이번에야말로 술을 마신다.
「……연모라니, 그런 거 아냐. 그냥 희귀한 【하양(白)】이니까 의사로서 흥미를 가졌을 뿐이라니까? 그렇게 보기 좋게 새하야니까 어디에 있든 눈길을 끈다고. 솔직히 말하자면 1번쯤 같이 자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어.」
「아, 그래」
그는 내 술잔을 빼앗아 절반 정도 남아 있던 럼주를 입안에 털어 넣었다.
「【황록(黄緑)】의 나구사(薙草)가 그녀를 노리고 있는 건 알지?」
「그 나대는 놈인가. 그런 녀석을 상대할 리 없겠지」
「형, 눈동자가 흔들리는데?」
요스가는 잔에 럼주를 따르고 내 앞에 내려놓았다.
「아무튼 남편은 아카자로 결정이야! 그게 가장 안심이고 확실해!」
「뭐, 그러고 보면 아카자의 모습도 평소랑 좀 다르지. 지금까지는 교배 적령기가 되어도 계속 혼인을 피해왔으면서」
「기대돼. 두 사람의 혼례가」
하고 웃어 보이니 요스가는 과장되게 얼굴을 찡그렸다.
「형을 응원하려고 했는데」
「필요하겠냐, 그딴 게?」
『믿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나는 어떤 남성에게도 내 몸을 허락한 적 없어』
그때, 그녀는 날 노려보며 단언했다.
【황(黄)】인 도우마의 곁에 있는【하양(白)】인 올랭피아는 분명 잠자리 상대도 겸하고 있을 것이다─── 과연 모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소문이다.
그녀가 남자를 모른다는 것은 금방 알았다. 아니, 그 이전에 사랑조차도.
여자들만 사는 기묘한 섬에서 태어나 자라고, 그곳에서 나오고 나서는 저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던 그녀는 몸도 마음도 새하얗다.
나는───이렇게나 새까만데. / (흑심(黒心、下心)을 이야기 하는 듯)
「나는 형한테 걸 테니 잘해봐」
혈연관계도 없는 내 동생은 의미심장하게 웃어 보이고는 떠났다.
그렇다───나는 새까맣다。
이 섬에서【검정(黒)】은 혐오의 대상이다.
빛이 들지 않는 어둠의 색. 불길한 색.
병 때문에 머리카락과 피부 색이 검어져 버리면 그 절망감을 이기지 못해 자진하는 자도 있을 정도이다.
당연히 계급도 낮다.
나 이외의【검정(黒)】은 햇빛이 닿지 않는 황천에서 지내고 있다.
그런 내가 태양과 가장 가깝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얀 그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리 없다.
그런데.
『이 섬에 필요한 색이야』
그런 바보 같은 말을 하다니.
그렇게 순진해서 내가 나쁜 마음이라도 먹으면 어쩌려고.
그녀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은 아카자다. 이 섬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남자이고, 그를 남편으로 선택하면 분명 행복해질 수 있다.
게다가 그 츠쿠요미나 도우마까지 그녀를 엄중히 지키고 있다. 새까만 나 따위가 그녀에게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테지.
그런데도.
「그 이로하바나(하얀 꽃. 천녀도에서만 자생) 내게 주지 않을래? 성분을 좀 조사해 보고 싶어」
「응? 아! 물론이야」
그녀가 모자에 달아놓은 꽃에 손을 댄 바로 그 순간───나는 그녀에게 기어코 닿고야 말았다.
이마에 살짝 입 맞추자 그녀의 몸이 굳었다.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잊은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굳어 있다.
「멋진 이마여서, 그만」
「뭐……!?」
「다행이다. 울어버리거나 날 때리거나 할퀴지 않아서」
「바, 방금 그……! 」
이건 그냥 실없는 말이다. 눈부실 정도로 맑고 순수한 그녀를 좀 놀려보고 싶었다.
도우마 저택에는 치자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. 그 향기가 너무나도 달콤해서 그 꽃잎보다도 새하얀 그녀의 살결에 조금 닿아보고 싶어졌을 뿐이었다.
그래. 그냥 장난으로 끝내려고 했는데.
올랭피아, 날 사랑해 줘.
하지만 새카만 나 따위───사랑하지 말아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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맴찢.

치자나무(山梔子) 이로하바나의 이미지와 살짝 닮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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